퇴사를 고민할 때 들어야 하는 노래: 비 - 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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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gYong


Posted on April 14, 2019, 1:46 a.m.



퇴사를 고민할 때 들어야 할 노래. 비가 싫어하는 노래 - 깡

혹시 퇴사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노래를 꼭 듣기를 추천한다. 뮤직비디오로 보면 효과가 더 좋다.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의 능력, 경험, 판단력 모두 당신의 것이 아니다. 당신이 회사에 벌어다 준 돈, 명성. 당신이 이룬게 아니다. 당신의 능력과 식견을 가로막고 있는 꼰대 선배들, 당신의 말을 따르지 않는 열정없는 좀비 같은 당신의 후배들. 모두 당신의 부족한 능력과 판단력을 막아주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당신은 회사의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그 분야에서 가장 잘나가는 회사가 가장 잘나가던 시절 가장 선두에서 회사를 먹여 살렸던 사람이 있다.

그게 가수 비다.

JYP는 국내 3대 연예기획사 중 하나다. JYP는 2000년대 너무 잘나가서 국내 시장도 좁았다. 해외 시장도 동남아도 아니고 미국을 가겠다고 세계를 시장을 집어먹겠다는 야망을 태연하게 내비쳤다. 우리나라 노래를 외국인이 부른다는 생각을 아무도 못할 때 JYP는 월드스타를 이야기 하고 있었다. 얼마나 잘나갔냐하면 막 떠오른 야망 많던 인디 래퍼 산이도 JYP로 갔다. 월드스타가 되고 싶어서. 그 대단한 회사에서 유례없는 성과를 달성시키던게 비다. 헐리우드 영화에 동양인이 출연한다니... 어떤 순간에도 여유있고 항상 자신감 넘치는 사람으로 보였다. 가장 섹시한 동양인 남자인것처럼 보였다.

회사 생활에 염증을 느꼈는지 비는 JYP와 계약이 종료되었을 때 독립을 했다. 직장인에서 사장님이 되는 순간이었다. 돈 많고 예쁜김태희와 결혼도 했다. 그리고 후배 아이돌로 엠블랙도 제작했다. 비는 JYP가 아쉬워서 나왔지만, 자기도 모르는 새 작은 박진영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2018년 '깡'이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어떻게 저런 노래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일까. 세상에 제목부터 깡이라니. 지금이 70년대도 아니고. 가사를 들으면 들을 수록, 뮤직비디오의 비의 표정을 보면 볼수록, 어디서부터 잘못 된 것인지 생각을 하게 됐다. 비가 가사를 잘 못 쓴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의 아니다. 간간히 발표했던 비의 싱글 곡들을 돌아보자. '차에 타봐'라던지 어반자카파랑 같이 했던 '오늘 헤어져'라던지. 돈 많이 쓴 빵빵한 사운드와 어반자카파의 가창력으로도 SNL에서 급하게 며칠만에 만든것 같은 병맛 노래 밖에 만들어내지 못했으니까 놀랄 일은 아니다. 개인으로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런 노래들은 뮤직비디오도 만들지 않았고 활동도 그닥 많이 안했으니까.

하지만 깡은 아니었다. 프로듀서도 고용했고, 뮤직비디오도 찍었다. 정규앨범이니까 이 곡 망하면 다 망하는거다. 한두 사람이 만든 작업물이 아니라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거 쓰레기라고. 이렇게 나가면 너만 망하는거 아니라 우리 회사 이미지 똥 된다고 이야기 해준 사람이 하나도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렇게 말을 해줘도 귓등으로 안 듣고 이 모양 이꼴로 결과물을 시장에 내놓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아무도 비에게 솔직하게 보고하지 않은 것이든, 보고를 했는데 안들은 것이든 뭐든 결론은 같다. 비가 차린 회사는 제대로 된 회사가 아니라는 이야기고, 비는 자신이 생각했던 생각처럼 능력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박진영 같은 꼰대 사장 밑에서 시키는대로 작전을 수행하는 병사로서 활동할 때 가장 빛날 수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자신이 잘나가는 음악인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비만큼의 위치에 가본 뮤지션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건 자신이 이룬 것이 아니었다. 작사, 작곡, 프로듀싱의 능력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냥 이게 구린지 아닌지 최소한의 감각도 없는 것이다. 힙합 비트에 랩을 하고 싶어했지만, 실상은 힙플에서 댓글 다는 힙찔이만큼의 취향도, 식별 능력도 갖지 못한 수준인 것이다. 그걸 10년 가깝게 감춰줬던게 JYP라는 회사였다.

노래 가사든, 글이든 그림이든 영화든 뭐든 자신의 캐릭터나 이야기가 어느 반영되어야 설득력과 몰입감이 생긴다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그런걸 참 잘 못하는 연예인이 비의 와이프 김태희다. 어느 영화, 드라마에 나오든지 어색하고 불안한 연기력을 보이는 것은 자신 내면에 없는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작품을 고르기 때문일 것이다. 김태희가 인기가 확 올라갔던 것이 러스스토리인하바드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김태희가 첩보원으로 액션연기를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한들 설득력이 있을 리가 없다. 비의 하드웨어는 압도적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눈이 없으니까 비가 써준 연애편지를 읽고 나서도 연애감정이 유지될 수 있었을 거다.

제일 쓸데 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다.

비의 결과물을 보고 가져야 할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걱정이다.

과장님, 박사님 뭐라고 회사 동료들과 거래처 사람들이 부르던간, 자신이 회사에서 근무평가에서 A를 맞았던 S를 맞았던, 그건 회사 안에서의 이야기다. 당신이 하고 있는 수많은 실수들, 당신이 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을 다른 사람들이 대신해주고 있다.

당신의 동료들, 부하직원들이 당신만큼 열정이 없다고? 그건 당신이 열정 많은 사람이고 회사에 있기에는 큰 사람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당신이 비 처럼 말도 안되는 일을 벌이고 있기 떄문일수도 있다. 비의 부하직원들도 그냥 직장생활 하듯이 했을 것이다.

회사가 적성에 안 맞아서 적성에 맞는 일 찾는다고? 비가 가수가 적성에 안 맞을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자기 적성에 맞는 취향에 맞는 노래 만들어서 발표한게 '차에 타봐', '깡'이다.

물론 당신이 Jay Park일 수도 있다. 박재범은 도끼와 '니가 싫어하는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왕년에 자기가 얼마나 잘나갔는지 이야기 하지 않는다. 박재범도 AOMG를 차렸다. 당신도 성공한 프로듀서를 몇씩 거느리고, 인디 래퍼들과 나란히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박재범처럼, 회사 밖에서 오히려 더 빛나 보이는 사람일 수도 있다.

근데 그걸 지금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차려봐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아니다. 세상에 깡이라니. 깡은 아무것도 갖지 못한 가난한 10대가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다. 잃을게 없는 사람이지만 무한에 가까운 시간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다. 처자식 딸린 30대 사장님이 할 이야기가 아니다. 게다가 당신은 비 처럼 돈 많은 배우자도 없고, 두세번 망해도 수익을 보장해줄 빌딩도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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